토종 앵초
쌍떡잎식물 앵초목 앵초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원산지는 우리나라이다. 꽃이 마치 앵두나무 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 영국에서는 '베드로의 꽃', 스웨덴에서는 '오월의 열쇠', 프랑스에서는 '첫 장미', 독일에서는 '열쇠의 꽃'이라고 부른다. 영명은 prim과 rose가 합쳐진 primrose인데 일찍 피는 장미꽃의 의미를 담고 있다. 키는 15~30cm로 비교적 작게 자라며 이른 봄 솜털같이 보들한 싹을 올리고 꽃대가 올라와서 분홍색꽃을 피운다. 꽃말은 '행복의 열쇠'이다.
재작년 봄에 두 포트를 데려다 심었는데 식재한 당해에는 꽃을 보지 못했으며 작년봄 분홍색 꽃을 처음 만났다. 마사토가 깔려있는 땅에 바로 식재하여 별다른 특별대우는 하지 않았지만 고맙게도 봄이 되어 어김없이 생존신고를 한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해가 비치면 또 그런대로 그냥 내버려 두었지만 작은 몸으로 뿌리 월동을 하고 얼굴을 내민다. 정원을 가꾸면서 가장 기쁜 순간은 아마도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야리야리한 작을 싹을 올리는 아이들을 만날 때가 아닌가 싶다. 이 순간이 감동의 물결이다. 잊고 있던 기억을 작은 새싹이 환기시켜 줄 때 감동이 함께 온다. 아~ 이 아이가 여기 있었지! 사실 이 아이는 더위가 한창인 여름을 지나 초가을에는 지상부가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에 더욱 쉽게 잊혀진다.
잎은 솜털이 보슬보슬 나있는 것처럼 보인다. 잎은 하트모양의 꽃잎 다섯 개로 이루어져 있다. 분홍색이기도 하고 연한 보라색 같기도 한 작은 꽃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작년에 비해서 식구가 늘기는 했지만 생육의 추세를 보면 번식이 그리 왕성하지는 않다.
토종이라는 말과 앵초라는 용어가 주는 어감이 참 정감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니 더욱 이쁘다. 산골의 봄이 변덕을 부리는 요즘에 꿋꿋하게 피어서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더욱 이쁘다. 흰색꽃도 있다고 하니 언젠가 데려다 친구 삼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