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삼색병꽃나무 마침내 개화하다.

seung-garden 2025. 6. 16.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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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9 -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 삼색병꽃나무는 그늘을 좋아한다.

 

삼색병꽃나무는 그늘을 좋아한다.

병꽃나무는 인동과의 낙엽성 관목으로 꽃의 모양이 병 모양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한국의 산야에 흔하게 피는 나무지만 정원용 조경수로도 많이 쓰인다. 붉은병꽃나무, 삼색병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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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옮겨 주었던 삼색병꽃나무에서 꽃이 피지 않았다고 호들갑 떨며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늘 찾아 삼만리를 외치며 하우스 뒤편에 식재한 네 그루의 삼색병꽃나무에서는 꽃이 피었지만 하루 종일 양지의 햇살을 듬뿍 받는 위치에 심은 삼색병꽃나무에서만 유독 꽃이 피지 않아 무슨 일인가 했었다. 그래서 당시 글의 제목도 "삼색병꽃나무는 그늘을 좋아한다"였다. 꽃이 피지 않던 그 한그루는 홀로 외로이 서서 작년 여름부터 서리오기 전까지 잎을 무성하게 키우고 키를 늘리면서 몸집을 키우고 나서 거뜬하게 월동하더니 급기야 올해 그간의 기다림이 무색할 만큼 많은 꽃을 피웠다. 

 

2025년 4월 20일 삼색병꽃나무

 

2025년 5월 6일 삼색병꽃나무
2025년 6월 7일 삼색병꽃나무
2025년 6월 14일 삼색병꽃나무

계절 따라 식물의 변화를 지켜보는 것은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만큼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다. 파종한 아이들이 싹을 올리고 잎을 키운 다음 인고의 시간을 건너 스스로 꽃을 피우는 것을 보는 순간에는 최고의 쾌락이 찾아온다. 정신적인 쾌감은 물론 몸에서도 전율이 느껴진다. 그만큼 짜릿하고 기쁘고 행복하다. 완전하게 개화하기 전 꽃 봉오리 상태일 때의 기대감은 말로 표현 못한다. 

 

이름에 '삼색'이 붙은 이유는 하나의 꽃송이가 흰색으로 펴서 점점 진한 분홍색으로 물들다가 시들어질 때에는 색이 빠져 옅은 분홍색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즉 하나의 꽃이 세 가지의 색으로 탈바꿈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지켜 서서 확인해 보지는 않았으니 내가 보기에는 그저 흰색꽃, 분홍색꽃, 연한 분홍색꽃이 각각 피어있는 것으로 보일 밖에~

잎은 마주나기 하였는데 잎겨드랑이마다 꽃이 달려있다. 꽃방석에 앉은 기분이다. 월동 잘하고 내건성, 내공해성, 내염성이 강하니 착하기로 말하면 대적할 상대가 없다. 햇볕을 많이 받고도 이렇게 꽃이 피었으니 그늘을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그렇다면 작년에 왜 꽃이 피지 않았던 것일까? 아마도 자리를 옮겨 주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홀로 한 그루를 심어 외롭게 한 탓일까? 꽃을 보면서 다시 기다림을 배운다. 저렇게 많은 꽃을 다글다글 피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양분을 저장하고 애를 썼을까! 지난 1년의 기다림에 나는 감히 아무런 토를 달지 못하겠다. 그저 이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