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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라넌큘러스 (Ranunculus)

by seung-garden 2025.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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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다소 생소하다. 화원에 갔다가 꽃이 하도 예뻐서 무작정 데려왔다. 장미를 닮은 듯, 작약을 닮은 듯 주먹만 한 크기의 꽃이 하도 예뻐서 그만 이성을 잃고 말았다.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이 옳다. 가격도 착하다. 한 포트에 3500원이다. 주황색과 노란색 두 포트를 손에 들고서 딱 두 개만 데려오는 것이 참으로 힘들었다. 손이 두 개밖에 없다는 어이없는 이유를 핑계 삼으면서 말이다. 하얀색과 분홍색, 빨간색, 살구색도 있었지만 꾹 참았다.(사실 올해는 새로운 식물쇼핑을 자제하고 기존의 아이들을 잘 보살피며 번식에 집중할 예정이었다.)

 

원산지는 중동이다.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한 종으로 상업적으로 개량을 거듭하여 탄생한 종자이다. 원래는 홑꽃이었는데 품종 개량을 거쳐 지금의 겹꽃이 탄생했다고 하니 종자를 연구하는 식물학자에게 감히 경의를 표한다. 꽃의 생김새와는 달리 향기는 없다. 절화용으로 많이 재배하며 웨딩 부케를 만드는 데 많이 활용되고 꽃다발에도 자주 포함되며 '매혹', '매력', '비난하다'의 꽃말을 갖고 있다. 색깔에 따라서 꽃말이 다르기도 한데 빨강은 '당신은 매력적입니다', 분홍은 '꾸밈없는 아름다움', 주황은 '비밀', 보라는 '행복', 하얀색은 '순결', 노랑은 '친절한 배려'라고 한다. 얇은 습자지처럼 보이는 꽃잎이 250개~300개가 켜켜이 쌓여 꽃 한 송이를 이룬다. 가을에 심는 추식구근 식물이라서 꽃이 지고 나면 여름이 오기 전에 구근을 수확하여 잘 말려두었다가 10월~1월에 심으면 이듬해 꽃을 다시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튤립과 같은 속성을 지닌 것으로 보이므로 경험상 잘 키울 자신도 있다.

 

 

세상에나! 어쩜 이리도 고울까! 너무 고와서 함부로 만지기도 어렵다. 일단 꽃이 피어있는 상태이므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기 위해 분갈이는 잠시 보류하였다. 야외에 두었으니 통풍은 문제없고 다음 주에 꽃의 얼굴을 보고 조금 큰 화분으로 옮겨 줄 예정이다. 꽃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면 탄성이 나오는 것은 기본이요 볼 때마다 미소를 감출 수가 없다. 하도 예뻐서 그 남자와 내가 각각 한 송이씩 옆구리에 끼고 있다. 일도 힘들지 않다. 헌법재판소가 올바른 판결을 내린 덕분에 이번 주 승정원의 노동은 아주 가볍다. 몸이 저절로 춤을 춘다. 꽃과 함께하니 온 세상이 내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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