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지치지 않는 제라늄

by seung-garden 2025. 2. 5.
반응형

쥐손이풀목 쥐손이풀과에 속하는 관상용 식물로 아프리카 남부의 아열대지역이 원산지이다. 꽃은 흰색, 분홍색에서 짙은 붉은색과 보라색까지 매우 다양하며 5~30개의 꽃이 우산모양으로 달린다. 현재 국내에는 러시아 제라늄, 유럽 제라늄, 밴쿠버 제라늄, 랜디 제라늄, 리갈 제라늄, 팬시 제라늄 등 다양한 품종이 도입되어 있다. 꽃말은 '존경', '진실한 우정'이며 꽃의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다르기도 한데 분홍은 '결심', '결의'이며 빨간색은 '그대의 행복'이라도 한다. 잎은 둥근 심장상 원형에서 깊게 갈라진 모양 등 다양하며 잎을 문지르거나 스치면 향이 난다. 원산지가 아프리카 남부이므로 저온에 약하다. 5도 이하에서는 냉해를 입어 죽을 수 있고 30도 이상의 고온에서는 생육이 둔화되며 15~25도의 범위에서 가장 잘 자란다.

 

승정원에 이 꽃을 데려온 건 지난해 2024년 봄이다. 노지 월동이 안된다는 이유로 외면하였지만 우아하게 피어있는 꽃의 자태에 반하여 데려오지 않을 수 없었다. 품종은 정확히 모르겠다. 키가 낮은 화분에 심어 여름을 지나 늦가을까지 농막 아래 통풍이 잘되고 반 그늘이 드는 곳에서 꾸준히 성장하였다. 꽃이 한 번 피면 꽤 오래도록 피어 있었고 주말에 갈 때마다 새로운 얼굴로 나를 가장 먼저 맞아주며 기대와 설렘을 안겨준 이쁜 아이다. 월동하기 위하여 작년 11월 초 다시 작은 화분에 옮겨 심어 아파트로 데려왔다. (사실 이 작업은 참 귀찮은 과정이긴 하다.)

 

햇볕을 좋아하는 특징이 있으므로 햇볕이 잘 드는 거실 창가에 놓아두고 있는데 작은 몸집에서 꽃대가 올라와 꽃이 피면 꽤 오래도록 피어있다. 그러다가 꽃이 지면 다른 줄기에서 또 다른 꽃대가 올라와 다른 색의 꽃이 핀다.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꽃의 색이 다른 이유는 아마도 두 개의 개체를 심은 것 같다. 팡팡 터지는 꽃송이가 정말 아름답다. 11월 초부터 현재까지 약 3개월 간 하루도 꽃을 보여주지 않은 날이 없었다. 한 송이가 피었을지언정 보잘것없던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지치지도 않는가? 

 

중간에 잎이 누렇게 변하여 걱정하였지만 곧 회복하였다. 다육질의 잎과 줄기를 갖고 있어서 건조에 강하고 과습에는 약하다. 흙은 배수가 잘 되어야 하며 완전히 말랐을 때 물을 충분히 주었다. 보통은 겉흙이 완전히 말랐을 때 물을 주라고 하지만 잘 가늠하기 쉽지 않다. 그간의 경험으로 보아 수분의 정도는 화분을 들었을 때 손에 느껴지는 무게로 구별하였다. 손으로 화분을 들어보면 알 수 있다. 이 아이가 지금 목이 마른 지 그렇지 않은지~!! 보험 삼아 심어놓은 삽목이도 3개월 만에 잎의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작고 여리지만 건강함이 느껴진다.

2024년 11월 초 삽목이
2025년 2월 초 삽목이
2025년 2월4일 휴면중인 제라늄

3개월의 겨울 동안 쉬지 않고 꽃을 보여주던 제라늄이 드디어 휴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곧 다시 올라 올 꽃대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잎은 싱그럽다. 옳지! 쉬어야 올해를 기약하지! 잘했어! 쉼에 들어갔으니 수분공급도 줄이고 비료도 주지 않을 것이다. 물론 푹 쉬도록 간섭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아이는 다시 정선으로 데려가지 않을 것이다. 올해 아파트 베란다에서 자연의 생기를 불어넣고 화려한 색감으로 집안을 밝혀 줄 소중한 생명이다. 

'라이프 > 가드닝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제트 식물  (0) 2025.01.31
삭소롬의 첫 겨울  (1) 2025.01.08
들깨, 모종 정식에서 수확까지  (1) 2024.11.27
11월에 피는 꽃  (1) 2024.11.20
텃밭에 가을 냉이가 지천이다.  (0) 2024.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