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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로제트 식물

by seung-garden 2025. 1.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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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학에서 로제트(Rosette)는 짧은 줄기에 많은 잎들이 장미모양으로 배열된 것을 의미하며 주로 두 해살이 식물이나 여러해살이 식물이 겨울에 월동하기 위해 장미 형태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채소 중에서는 주로 냉이, 배추, 상추, 시금치 등이 로제트 형태로 겨울을 나며 야생화 중에서는 바위솔, 민들레, 다육이, 달맞이꽃 등이 해당된다. 장미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오히려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살아남기 위하여 땅에 바짝 붙어 있는 모습에서 생존의 몸부림이 처절하게 느껴진다.

 

2025년 1월의 승정원

 

두 달여 만에 찾은 승정원은 웅크림 그 자체이다. 빨간 남천나무가 따사로운 햇빛 받으며 바람에 살랑거린다. 추위를 견디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로제트 식물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파란 얼굴 내민 채로 성장은 멈추었지만 가까스로 생존 신고만 하고 있는 얼굴들을 보니 기특하고 대단하다 여겨진다. 어쩌면 누구보다도 봄을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다.

2025년 1월 18일 봄동
하우스에서 겨울 나고 있는 배추
잡초이불 덮은 1월의 상추
낮달맞이의 겨울

로제트 상태는 아니지만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동지섣달 찬 바람을 그대로 맞고 사는 식물도 있다. 초록의 잎들이 무성했을 때는 보이지 않던 그들의 앙상한 가지가 애처롭다.

삼색 병꽃나무의 겨울
10월의 화살나무
1월의 화살나무
측백나무의 겨울
자엽펜스테몬의 겨울 나기

로제트 식물이 가을에 싹을 내서 굳이 힘든 겨울을 견디는 이유는 다른 식물이 싹을 올리기 전에 미리 싹을 내어 봄이 되어 곤충들이 활동을 시작할 때 누구보다 먼저 꽃을 피워서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아마도 번식을 위한 고도의 작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작고 땅에 붙은 채로 보이지도 않는 작은 식물에도 이렇게 놀라운 삶의 본능이 숨어 있는 것이다. 감탄 그 자체이다. 자엽펜스테몬의 많은 잎 속에 파란 어린잎들이 보인다. 그 속에 숨어 있는 놀라운 생존전략! 후세를 위하여 우리가 지금 웅크리며 세우고 있는 생존전략은 과연 무엇인지! 다가올 봄을 위하여 무슨 생각이라도 하고 있는 건지! 나부터 되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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