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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칼라 꽃 구근 수확

by seung-garden 2024.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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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calla)는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식물이며 원산지는 남아프리카이다. 알뿌리 식물로 칼라 또는 카라라고도 불린다. 꽃줄기는 높이가 15~30cm이고 밑부분의 마디에서 잔뿌리와 잎이 나온다. 잎자루는 길이가 10~25cm이고 원기둥 모양이며 밑 부분이 잎집이 되어 줄기를 감싼다. 꽃은 6~7월에 피며 길이 5cm의 긴 타원형 모양이며 끝이 꼬리처럼 길고 뾰족하다. 햇빛이 잘 드는 습지에서 잘 자라지만 추위에 약하다. 꽃의 색상이 선명하고 모양이 아름다워서 꽃꽂이용으로 많이 쓰이며 특히 결혼식 신부의 부케에 많이 이용된다. 꽃은 불염포로 피어나는데 불염포란 꽃을 감싸고 있는 변형된 잎을 말한다.

 

승정원에 이 꽃을 들인 건 올해 5월 초이다. 정선5일장에 나갔다가 분홍색 칼라 꽃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려 노란색 한 개, 분홍색 두 개를 구매하여 데려왔다. 노란색은 익히 보았던 색이었지만 분홍색은 처음 보는지라 신기하기도 하였다. 보통은 6~7월에 꽃이 피지만 농원에서는 빨리 상품화하기 위해서 개화시기를 조절하였는지 5월 초에 만개한 칼라꽃을 만나게 되었다. 덕분에 홀리듯이 이끌려 인연을 맺었다. 자외선 풍부하게 내리쬐는 정원의 앞줄에 식재하였는데 보고 또 봐도 꽃이 참 우아하고 귀티가 난다. 

2024년 5월 2일 노지에 심은 칼라 꽃

촉촉한 환경을 좋아한다고 해서 물관리를 따로 하지는 않았다. 노지에 심으면 비도 맞고 아침이슬도 맞으며 저절로 습도 조절이 되므로 일단 믿고 본다. 올해는 봄부터 가을까지 비가 충분하였기에 이에 발맞춰 기특하게 잘 성장하였다. 장마철을 보내고 나서 꽃이 점점 초록색으로 변하였다. 올해 같은 살인적인 폭염에 무사히 살아남아 꽃이 진 후에도 잎이 열심히 광합성 활동을 하며 구근을 키워냈다. 기특하다. 가을이 되어 어느새 구근을 캘 시점에 도달하였으니 시간이 절반을 키웠고 나머지 절반은 내가 키웠다. 뿌듯하다. 칼라는 봄에 심는 알뿌리 식물 즉 춘식구근식물로 분류된다. 대부분의 춘식구근은 추위에 약하여 월동하지 못하는데 칸나, 다알리아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구근을 캐기 전에는 항상 설렌다. 얼마나 자구가 늘었을지, 혹시 썩지는 않았을지 이런저런 생각들로 심장이 두근두근~~ 그런데 이 설렘은 뭐야? 사랑에 빠진 거 맞다 맞아! ㅎ 구근의 모양은 마치 생강처럼 생겼다. 자구가 어미 몸에 옹기종기 붙어서 성장하였다. 독립적인 자구를 생산하는 튤립구근과는 사뭇 다르다. 세 개의 구근 중 하나는 잎이 일찍 없어져 걱정했는데 다행히 땅속에서 조신하게 내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대신 나머지 두 개의 구근과 비교해서 크기가 좀 작기는 하다. 흙을 털고 잘 말린 후 신문지에 싸서 얼지 않게 보관해야 한다. 아마도 집으로 데려와야 하리라! 칼라 꽃의 꽃말은 색에 따라 다른데 노란색 칼라의 꽃말은 '천년의 사랑'이며 분홍색 칼라의 꽃말은 '열정'이라고 한다. 천년동안 열정적인 사랑을 해야 하나? 어디서? 승정원에서? ㅎ 꽃송이의 개수에 따라서도 꽃말이 달라진다고 하는데 5송이 꽃말은 '당신만한 여인은 없습니다'란다. 그래서 부케에 많이 사용되는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