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자나무는 미나리아재비목 매자나무과 매자나무속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삼동나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학명은 Berberis Koreana이며 영명은 Korean Barberry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원산지는 바로 대한민국이다. 경기 북부에서 많이 자라는 반가운 나무이다. 산골짜기의 양지바른 곳이나 반 그늘에 서식하며 키는 2m까지 자라고 가지에 가시가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승정원에는 나 말고도 두 명의 여인이 더 있다. 하나는 매자, 또 하나는 명자이다. 내가 부재중일 때 매자랑 명자랑 같이 놀면 된다고 옆지기를 배려해서 심어 놓은 나무다. ㅎ 오늘은 먼저 매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승정원 초기시절 어떤 나무를 심을까 고민하며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알게 된 나무이다. 품종이 10여 종에 달하기에 각각 한 종류씩 열 그루를 구입하여 식재하였다. 각 품종의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자주색은 초콜릿썸머, 주황색은 오렌지아이스 정도만 알고 있다. 아마 산골살이 시작 후 가장 먼저 구매한 나무로 기억한다. 왕초보 주인을 잘못 만난 탓에 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두 세 차례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몸살을 많이 앓았다. 올봄 흩어져 있던 10남매를 모두 모아 한 자리에 키 순서대로 심어 주었다. 자주색, 빨간색, 노란색 등 색감이 다양하고 테두리에 다른 색감이 나타나는 등 품종이 다양하다. 품종이 다른만큼 성장세도 확연하게 다르다.
잎은 약간 두껍고 마디 위에 모여 나며 동글동글하고 햇빛을 잘 받은 부분의 색감이 더 선명하다. 그늘에 가려진 부분의 잎은 초록색을 띄는데 한 나무의 색감이 마치 그라데이션을 그려놓은 것처럼 아름답다. 잎에는 독성이 있지만 줄기와 뿌리는 약제로 쓰기도 한다고 한다. 사실 봄에 옮겨 심은 후 돌볼 여력이 없었다. 잡초에 묻혀 있던 매자를 보기만 하였는데 굳이 핑계를 대자면 줄기에 가시가 있어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을 건너 가을에 다다르니 잎에서 가을이 묻어난다. 시간이 키워낸 결과물이다. 같은 색감인데 묘하게 울긋불긋 단풍이 들었다.
키가 크고 성장세가 빠른 자주색 매자나무 두 그루에서 열매가 달렸다. 열매는 붉은색이며 둥글고 광택이 난다. 열매가 달렸다는 것은 분명 여름에 꽃이 피었다는 것을 말하는데 야속하게도 꽃을 본 기억이 없다. 잎 자체로 예쁘기 때문에 꽃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리라. 열매는 새들의 먹이로 남겨두고자 한다. 꽃말은 '까다로움'인데 아마도 줄기에 가시가 있어서 그런 꽃말을 갖고 있으려나? 가시가 있으면 어떻고 까다로우면 어떤가? 이 가을 이렇게 예쁜 단풍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맙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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