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과 산국속에 속하는 쌍떡잎식물로 여러해살이풀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산과 들에 널리 자생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들국화가 바로 이 꽃이다. 꽃의 이름은 음력 9월 9일에 꽃과 줄기를 잘라 부인병 치료와 예방에 쓰였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는 설이 있으며 또 다른 설은 5월 단오에 다섯 마디이던 줄기가 음력 9월 9일 중양절이 되면 아홉 마디가 된다고 하여 구절초라고 부른다는 설이 있다. 키는 50cm 정도로 곧게 자라며 땅속의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어 번식한다. 9~10월에 줄기 끝에 지름 4~6cm의 꽃이 한 송이씩 핀다.
승정원에는 네 가지 칼라의 구절초가 자라고 있다. 흰색, 주황색, 분홍색을 재작년인 2022년 가을에 데려와 꽃을 보았고 이듬해인 작년에 빨간색을 추가로 데려왔다. 무엇보다 삽목이 잘 된다는 장점을 갖고 있는 식물이기에 봄에 싹이 올라올 때 줄기를 잘라서 흙에 꽂으면 약 2주일 후에 뿌리를 잘 내린다. 세 포트로 시작하여 3년 차인 현재 20배 이상 번식시켰으며 승정원의 가을을 책임지고 있는 효자 식물이다. 추위에 매우 강하여 노지월동은 식은 죽 먹기다. 향기까지 좋아서 관상용으로는 그만이다. 10월 20일 현재 흰색 구절초의 꽃은 모두 졌다. 꽃이 제대로 핀 것을 보지 못했다. 10월 9일 방문했을 때도 절반은 이미 꽃이 진 상태였다. 활짝 피었을 때 마치 계란 프라이를 해놓은 듯한 귀여운 얼굴을 보지 못해서 아쉽다.
그로부터 열흘 후인 지난 주말에는 온통 주황 물결의 구절초에 위에 가을이 닥지닥지 묻어 있었다. 여기저기 삽목둥이를 꽂아 두었을 뿐만 아니라 뿌리 나누기를 해서 두 세 곳에 나누어 심어 두었는데 아마 주황색이 삽목 성공률이 높은가 보다. 잘 자라서 군락을 이루어 개화하니 아주 장관이다. 때아닌 가을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꽃들이 모두 고개를 숙여서 아쉽지만 자연의 시계에 저항할 수 없지 않은가!
주황색 구절초가 한편에서는 개화하고 또 한편에서는 지고 있는 가운데 분홍색 구절초가 한 두 송이씩 피어나고 있다. 구절초가 색에 따라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것이 꼭 운동회에서 이어달리기를 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자기네들끼리 오래 꽃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름의 약속을 한 것인지 색들의 릴레이 게임이 신기하다.
분홍색 구절초는 이제 막 개화 초기라서 아직 피지 않은 꽃이 훨씬 많다.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 다음번에 갔을 때 이 어여쁜 얼굴이 그대로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도 서운함 백 배가 아닐까? 마지막으로 빨강 구절초는 아직 감감 소식이다. 구절초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순수', '우아한 자태' 등 예쁜 꽃말을 가졌다. 생긴 모습 그대로 꽃말도 참 어여쁘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하고 진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를 뿜어내며 가을의 길목을 지키고 있다. 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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