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0 -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 향등골풀
정원에서 어떤 꽃이든 일단 꽃이 피면 매우 기쁜 나머지 혼자 보기 아까워서 서둘러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또 기록으로 남기기 위하여 포스팅을 한다. 그렇지만 그로부터 시간이 조금 흐른 뒤 가끔은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왜냐하면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나서 꽃의 얼굴이 훨씬 예쁘게 변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오늘이 바로 그렇다. 9월 28일에 다녀가고 오늘 다시 왔으니 불과 열흘 남짓 시간이 흘렀을 뿐인데 향들골풀이 놀랍도록 예쁜 얼굴로 변신했다. 어쩜 좋아!
분홍색 봉오리에서 하얀 폭죽이 폭발하였다. 꽃 봉오리만으로도 엄청 예뻤는데 꽃이 개화한 모습은 마치 솜털이 보송보송 달린 포근한 털옷이 연상된다. 음~~이런 종류의 털실이 있었는데~~하하! 자주색 같기도 하고 분홍색 같기도 하고 사진으로는 보라색 같기도 한 게 참 오묘한 색감이다. 게다가 달콤한 향기가 진하게 나는데 어떡하나! 과학이 발전하여 글에서도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날이 분명 오긴 올 텐데 현재로선~~ㅠ 잎사귀도 병충해를 입은 흔적조차 없이 아주 건강하고 순둥 하다. 전지 하지 않아서 꽃이 풍성하지 않을 거라 예상했지만 노노노! 기대이상으로 풍성한 꽃을 보여준다. 인색하지 않은 이 아이 어쩜 좋아! 꽃의 모양을 보니 다른 꽃들과 같이 심으면 아주 조화로울 거라고 여겨진다. 봄에 심었는데 이만큼 성장한 것을 보면 승정원의 빈 곳을 채우는데 제격이다. 내년에 다시 싹이 올라오면 부지런히 삽목을 해서 식구를 늘려야겠다.
잎은 세 갈래로 마주 나오고 가장자리는 톱니 모양인데 얼핏 보면 단풍잎을 닮았다. 잎에 단풍물이 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내한성이 강하다고 하니 올겨울 어떤 모습으로 월동할지 매우 궁금하다. 오늘 향등골풀의 매력에 첨벙 빠진 채 나는 가을로 깊이 걸어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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