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초본식물이다. 으아리속 식물의 총칭이며 영명인 clematis는 자생종이 아닌 도입종이나 개량종을 일컫는다. 덩굴식물을 뜻하는 그리스의 'klema'가 어원이다. 실제로 대부분 덩굴성이며 배수가 잘 되고 햇빛이 많이 쬐이는 곳에서 잘 자란다. 키가 2~3m까지 자라며 잎은 마주 달리고 꽃은 잎겨드랑이와 가지 끝에 1개씩 달려서 전체가 원추꽃차례를 이룬다. 꽃의 지름이 10~15cm로 화형이 크고 번식은 종자나 꺾꽂이로 한다. 실제로 덩굴손이 뻗는 것은 아니고 잎자루가 가늘고 길게 자라는 식물로 잎과 줄기가 무성하게 자란다. 크고 아름다운 꽃을 계속해서 피워내고 꽃의 색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관상적으로 가치가 아주 높은 식물이다. 주로 온대지방에서 자라며 한국에는 으아리, 큰꽃 으아리 등 30여 종이 자란다.
'으아리'라는 명칭의 유래는 분명하지 않다. '으아악' 비명소리이거나 '아리'라는 통증의 의미에서 출발했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 조상들이 산에서 나무를 해다가 난방을 하던 시절 지게에 나무를 묶기 위해 칡이나 싸리나무줄기 등 덩굴식물을 이용하였는데 이때 으아리의 줄기가 가늘어서 맨손으로 잡아채다 손바닥 살을 다쳐 예상치 못한 아픔에 '으악'하고 비명을 지른다 하여 이 이름이 탄생하였다고도 한다.
클레마티스는 가격이 좀 있는 편이다. 지지대에 묶여 있는 작은 모종을 한 주에 만 오천 원씩 주고 흰색과 보라색 각 한 개씩을 데려왔다. 정원을 만들기 시작한 후 2년 만에 큰맘 먹고 구매한 것이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데려다 키우기 위해서는 지지대를 설치해야 해서 설치 장소, 설치 방법 등을 심사숙고한 후 벼르고 별러서 실행에 옮긴 것이 바로 1년 전인 작년 봄이었다.
당시 꽃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고 존재감도 없었다. 가녀린 줄기가 덩굴을 만들며 약 1.5m 높이로 설치한 지지대를 잘 감고 올라갔지만 개화량은 그리 많지 않았다. 마치 얼굴은 일그러지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양분이 부족해서 비실비실한 느낌이었다.
그러다가 장마 기간을 보냈고 가을 무렵 한 두 송이의 꽃을 더 보여주고는 겨울이 되었다. 작은 가지가 어떻게 월동할까 염려되었지만 워낙 내한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뿌리 부근에 낙엽으로 멀칭을 하고 무사히 월동하였다.
그랬던 클레마티스가 올봄 화려하게 귀환하였다. 꽃얼굴은 작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고 방실방실 웃고 있다.
개화한 모습을 보고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존재감이 확실하다. 평소 꽃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옆지기가 놀라 카메라를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여기서 기다림을 다시 배운다. 작년에 같이 구매한 보라색은 화분에 옮겨 심었다가 다시 노지에 식재하는 바람에 아직까지 감감 소식이다. 식물도 자리를 옮기면 쉽게 적응하지 못한다. 반드시 시간을 주어야 한다. 사소한 식물 한 뿌리라도 때가 되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법인데 사람이 늘 재촉을 한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의 시계를 보는 눈이 아직 많이 부족함을 느낀다. 내년에는 또 어떤 모습일지 벌써 기대가 된다. 클레마티스의 꽃말은 '당신의 마음은 진실로 아름답다', '고결'이라고 한다. 꽃말도 참 이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