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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텃밭에 가을 냉이가 지천이다.

by seung-garden 2024.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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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는 밭이나 공터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하게 자라며 십자화과 냉이속 백수오종에 속하는 두해살이풀이다. 냉이라는 이름은 먹을 수 있는 채소를 의미하는 나시, 나이, 남새, 나생이에서 유래한 순우리 이름이다. 우리말의 '나물'과 유래가 같으며 꽃말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이다.

 

승정원에서는 굳이 재배하지 않았는데도 연중 볼 수 있을 만큼 흔한 식재료이다. 냉이는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기 때문에 여름에만 냉이가 없는 것일 뿐 사계절 볼 수 있는 식재료다. 이른 봄 뿌리에서 여러 개의 잎이 돌려 나와 옆으로 퍼져 방석모양을 이룬다. 줄기는 늦은 봄 뿌리에서 곧게 나와 자라며 이른 여름까지 여러 개의 흰 꽃이 달린다.  3월 중순 경 꽃이 피기 시작하여 5월 중순경에는 씨앗이 여물어간다. 여문 씨앗들이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발아하여 싹이 나고 뿌리를 내려 연중 수확이 가능하다. 9월 경 날씨가 서늘해지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다가 날씨가 추워지면 땅에 납작 엎드려 성장을 멈추었다가 봄이 되면 언 땅이 녹으면서 급속히 성장하여 우리의 식탁을 풍성하게 한다. 일정한 시기에 새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하는 식물이다. 봄냉이는 모진 겨울을 지나왔으므로 줄기와 뿌리가 뻣뻣하고 질긴 편인데 반해 가을냉이는 부드럽다. 그런데 냉이를 섭취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환경오염이 심한 도로변에서 자란 냉이는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섭취하면 안 된다. 실제로 도로변에서 자란 냉이가 납과 카드뮴이 식용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가로수에서 떨어진 은행을 주워가지 않는 것처럼 도로변이나 공장 근처에서 자라는 냉이는 위험하다. 봄이면 재래시장에서 사 온 냉이를 즐겨 먹었었는데 혹시 양심 없는 상인의 손을 거친 것은 없었을까?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나의 텃밭에 새삼 더 고마운 생각이 든다.

수확이 끝난 고구마 밭에도, 텃밭 여기저기에도 냉이가 지천이다. 생명력이 매우 강하고 번식력이 우수해서 불모지를 점령하다시피 덮어가며 성장한다. 작고 곧은 뿌리가 땅 속에 깊이 박혀 있어 호미로 캐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옆지기가 크게 한 삽 흙을 떠 놓으면 내가 호미로 그 흙을 살살 털어 냉이만 골라내는 방식으로 작업했다. 순식간에 한 바구니가 채워진다. 철 지난 승정원에 비닐을 거두고 밭정리를 하려고 왔는데 자연은 또 이렇게 나를 빈 손으로 보내지 않는다. 욕심부리지 말고 먹을 만큼만 캐야 하니 바구니가 어느 정도 채워진 후 바로 철수했다. 언제나 생각하는 것은 욕심은 금물이라는 것!

흙을 털어내고 서너 번 씻어서 흙을 제거했다. 무침으로 또는 국으로의 변신을 대기 중이다. 향긋한 냉이향이 벌써 침샘을 자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