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1 -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 구절초(九折草) 색에 따라 개화시기 다르다
승정원에 있는 구절초는 색깔별로 네 가지의 종류가 있다. 신기하게도 색에 따라 개화시기가 달라서 약 2달 여 꽃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을 온전하게 구절초와 함께 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지 모른다. 하얀색 구절초가 가장 먼저 개화하였으며 다음으로 주황색, 분홍색 순으로 꽃송이가 폭발하듯 피어났다. 노랑 구절초만 없는데 내년에 데려올 계획이다. 빨강 구절초는 작년 봄 두 포트를 구매하여 심었는데 가을에 빈약하게 개화하였다. 밤나무 아래 약간 외진 곳이라서 손길을 덜 받은 것이다. 그리하여 올해 5월 초순 새싹이 올라올 때 줄기를 잘라서 삽목하였다. 내한성 강하고 건조에도 강한 아이라서 삽목도 잘 되었다. 화분에 바로 삽목하여 약 3주 후 뿌리가 튼실하게 생겼으며 일부를 노지에 옮겨 심었다.
장마철을 보내면서 화분에 있는 구절초의 하단 줄기가 검게 변하였다. 과습이 온 것이다. 그러나 기특하게도 무럭무럭 자랐다. 노지에 옮겨 심은 아이는 화분에서 자란 아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폭풍 성장하였다. 중간에 줄기를 한 번 더 잘라주어야 했는데 미처 손길이 닿지 않았다. 늦어도 8월이 되기 전, 그러니까 꽃눈이 생성되기 전에 줄기를 잘라야 키를 낮추어 키울 수 있는데 어쩌다 보니 시기를 놓쳤다. 키가 너무 커서 비바람에 쓰어지면 묶어 주거나 지지대를 세워주어야 하기에 다소 번거롭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삽목하여 심은 결과 현재 정원의 네 곳에서 빨강 구절초가 개화하였다. 사는 곳이 다른데도 어찌 시간 약속을 그렇게 잘 지키는지 다시 한번 식물 유전자의 위대함에 놀라울 뿐이다. 빨강 구절초를 만들기 위해 품종개량을 하며 수없이 교배시키고 키워 낸 이름 모를 어느 임학자들에게도 경의를 표한다. 서리가 내려도 밤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도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보여 준 구절초에게도 고맙다. 올해의 나의 정원에서 핀 마지막 꽃이기 때문에 더욱 애착이 간다. 가운데 노랑 수술을 중심으로 빨강 꽃잎들이 활짝 웃고 있다. 나를 향해서 말이다. 볼 때마다 그저 웃음만 나온다. 너무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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