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31 나의 부추 이야기 나의 부추 이야기는 씨앗에서부터 시작한다. 봄에 어린 모종을 사다가 심으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키우기도 쉽지만 그렇게 하면 왠지 입양해서 키우는 느낌이 든다. 반면 씨앗부터 파종하여 물을 주고 관심과 사랑으로 돌보면서 발아의 과정을 지켜보다 보면 중간중간 뿌듯함과 환희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 텃밭작물이나 꽃들이나 씨앗부터 키우는 것을 선호한다. 아마도 결과보다는 과정에 중점을 두는 내 삶의 방식이 반영된 것이리라. 부추는 다년생 식물로 한 번 심어서 다년간 수확할 수 있는 효자 작물이다. 파종을 한 게 아마도 2023년 1월 즈음으로 기억한다. 겨울에 실내에서 발아시킨 후 노지에 심을 심산이었던 것이다. 나의 텃밭이 있는 강원도 정선의 산골은 서울의 봄과 비교하면 시간적으로 한 달 이상의 시차가 .. 2025. 5. 28. 사계 패랭이 패랭이꽃은 석죽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조선시대 패랭이 모자를 닮은 꽃 모양에서 이름이 유래하였으며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패랭이꽃속(Dianthus)은 전 세계에 약 300여 종이 있으며 종류와 색상이 다양하다. 사계패랭이는 영명 'Rainbow pink'에서 알 수 있듯이 진한 핑크색의 꽃이 5월~8월에 개화한다. 양지에서 생육이 왕성하며 겨울을 제외하고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연속으로 꽃을 볼 수 있다. 그런 이유로 '사계'라는 접두어가 붙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내한성과 내건성이 강하고 내습성은 약하다. 이 꽃과 나와의 인연은 꽃밭을 처음 시작하던 2023년 봄에 시작되었다. 풀을 잡기 위한 지피식물을 찾던 중 '사계'라는 이름에 끌려 데려왔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세 포트를 구입하여 각각 다른 위치.. 2025. 5. 28. 쪽파가 쓰러졌다 쪽파가 쓰러졌다. 이젠 나의 소명을 다하고 이 세상을 하직하노라 말하는 듯, 마치 배 째라는 듯 그냥 뒤로 누워 버렸다. 아뿔싸! 두 주일을 건너뛰고 보름 만에 찾은 승정원에서 쪽파가 가장 먼저 나에게 항의를 한다. 작년 여름 정선5일장에서 구입한 쪽파 종근을 노지에 심어 잘 키웠었다. 심어만 놓고 별다른 관리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컸다. 덕분에 수시로 뽑아서 양념으로 쓰고 파김치도 담그고 늦가을에 김장 재료로 쓰기도 했다. 다양한 음식에 쓰임이 아주 많은 훌륭한 식재료이다. 쪽파는 충분히 월동을 하는 채소이지만 노지에서 겨울을 보내게 하는 게 마음에 걸려 추위가 오기 전 한 무더기를 캐어 비닐하우스 안에 다시 심어주었다. 겨울을 무사히 보낸 쪽파를 한 개씩 분리하여 지난 3월 하우스에 줄 맞추.. 2025. 5. 27. 작약과 개미의 은밀한 관계 5월 승정원에서 나를 가장 설레게 하는 꽃은 바로 작약이다. 재작년 가을에 분홍색 겹작약의 종근을 심어서 작년 5월에 화려하게 개화한 얼굴과 감격스러운 첫 대면을 하였는데 아찔하게도 너무 짧은 개화기간에 다시 목이 말랐다. 많은 꽃들을 보기라도 하면 좀 갈증이 나아지려나 하는 마음에 그 후 토종작약의 어린 종근을 추가로 구입하여 심었는데 올해 5월 드디어 꽃을 보여준다. 어린 종근을 심었기에 사실 내년에나 꽃이 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대이상이다. 그런데 작약 꽃봉오리에 유난히 개미가 많이 오르락내리락하면서 바쁘다. 작년에 개화하기 전 꽃봉오리에서 개미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 작약에 약을 뿌렸던 기억이 불현듯 스친다. 소중한 나의 작약을 지키기 위해서 그랬었다. 그러나 나의 무지함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2025. 5. 27. 이전 1 2 3 4 5 6 7 8 ··· 3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