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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꿩의 비름

by seung-garden 2024.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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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의 비름은 쌍떡잎식물강 장미목 돌나물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로 일본과 한국이 원산지이다. 볕이 잘 드는 곳에서 자라며 줄기는 둥글고 잎은 마주나거나 어긋나고 타원 모양이거나 둥근 모양이다. 잎과 줄기 모두 약재로 쓰이며 혈액순환 개선, 해열 작용, 항균, 항염 효과가 있다. 잎의 모양과 색깔에 따라 세잎꿩의비름, 둥근잎꿩의 비름, 큰꿩의 비름, 자주꿩의 비름, 흑꿩의 비름등이 있다. 꿩의 비름이라는 이름은 잎이 마치 꿩의 깃털처럼 생긴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키는 50cm 정도이며 8~9월에 붉은색의 꽃이 산방꽃차례로 핀다.

 

식물의 정보를 공부하다 보니 꽃이 피는 모양을 정의하는 다양한 용어들이 있는데 다소 생소하고 어렵다. 꿩의 비름 꽃이 산방꽃차례로 핀다고 하기에 이번에 자세히 공부해 보았다. 산방꽃차례는 꽃이 달린 모양을 말하는 것인데 여러 개의 꽃자루의 길이가 위로 올라갈수록 짧아져 꽃대 끝에서 거의 같은 높이의 꽃이 달리는 것을 말한다. 꽃차례란 꽃이 줄기에 달리는 순서를 말한다. 꽃 하나하나는 작아서 존재감이 없지만 많은 꽃들이 한꺼번에 피면 평면에 꽃이 펼쳐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적은 수의 꽃으로 많은 꽃이 핀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꽃의 수명이 짧다고 해도 모여서 핀 꽃들이 차례차례 피고 차례차례로 진다면 전체적으로 꽃이 피어있는 시기가 길어지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산방꽃차례

 

이 식물과의 인연은 작년 2023년 가을 어느 날이었다. 세 포트를 구매하여 노지에 식재하였으나 잡초의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상실하고 잊혀진 식물이 되었다가 겨울 초입에 잡초가 사그라진 후 겨우 뿌리만 건져 화분에 옮겨진 채로 겨울을 보냈다. 잎이 두꺼운 다육성 식물이라 건조에 강했기에 목숨을 부지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초 화분에 빼꼼히 얼굴을 내민 잎들이 생존신고를 했다. 나 여기 있노라! 겨울을 건너 이 자리에 왔노라!

2024년 4월 13일 꿩의 비름

 

봄에 싹을 올리는 어린잎들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겨울 내내 별다른 물관리도 하지 않았으며 특별히 보온에 신경 쓰지도 않았다. 노지 월동보다는 화분 월동이 더 춥고 힘들었을 텐데 말이다. 생명력만큼은 갑인 식물이다. 아직 초보가드너인 나로서는 잎의 생김새 만으로 세잎꿩의 비름인지 큰꿩의 비름인지는 구별하기 어렵다.

2024년 6월 7일 꿩의 비름

 

두 달여 시간이 흐른 후 여전히 무럭무럭 자라며 싱그러움을 과시하고 있다. 잎의 테두리에  붉은빛이 감도는 것이 얼마나 예쁘고 신기한지 모른다. 지지대를 세워주어야 하는데 돌보아야 할 아이들이 많은 관계로 매주 순서가 뒤로 밀려났다. 여름 장마에도 망부석처럼 한자리에서 묵묵히 시간을 보냈다. 폭염에 녹지 않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요즘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서 그런가 잎들이 물들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꽃이 피었다. 물들인 잎들이 달려와 나에게 가장 먼저 가을을 안겨준다. 지지대 하나 없이 옆으로 누운 채로 말이다.

2024년 9월 26일 꿩의 비름
2024년 9월 26일 지지대를 세운 꿩의 비름
산방꽃차례로 핀 꿩의 비름 꽃

누워서 생떼 부리는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꽃을 피운 모습에 내 손길이 더 이상 모른 채 할 수가 없다. 저러다 허리 디스크 걸리는 거 아냐? 서둘러 가느다란 지지대로 골라서 화분에 꽂은 후 줄기를 세워 붙잡아 주었다. 지지대를 의지하여 우뚝 선 모습이 이렇게 이쁜데~ 그동안 내가 몹쓸 짓을 했네! 굵은 줄기에서 몇 개의 줄기가 다시 나와 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많은 꽃이 빽빽하게 달렸다. 꽃말은 '견고함'과 '지속성'이다. 건조함은 물론 극한의 환경에서도 잘 견디고 주인의 무관심에도 지속성을 유지하였으니 꽃말과 아주 잘 어울린다. 꽃말처럼 앞으로도 오랫동안 생명력을 유지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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