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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천인국이 피었다.

by seung-garden 2024.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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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국은 쌍떡잎식물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와 중남 아메리카이며 개화기는 7-8월이다. 키는 30-50cm 정도 자라는데 줄기는 직립하며 꽃은 직경이 3-4cm 정도이고 한 송이에서 두 가지 색상으로 개화한다.
 
작년 가을에 노지월동 잘되고 병충해 없는 품종을 고르던 중 알게 된 꽃 중 하나가 천인국이다. 당시 10cm 포트묘에서 여리디 여린 잎으로 기대어 살던 아이를 두 개에 5천 원 주고 데려다 하우스 앞 비탈진 면에 심어 주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울이 왔다. 용케도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낸 기특한 아이였는데 올봄에 몸집을 키우더니 드디어 개화하였다. 천인국은 원추천인국, 숙근천인국, 인디언천인국, 천인국아재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뿌리로 월동한 것으로 보아 승정원에 온 아이는 숙근천인국이 아닐까 한다. 겨울을 보냈다는 건 분명 한해살이는 아닐 테니까. 두 포트 중 하나는 키가 크고 하나는 작다. 항상 그렇다. 똑같은 포트를 데려다 심으면 하나가 더 크거나 작고 간혹 하나가 먼저 가 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노지에 심은 천인국
천인국
천인국

줄기는 위를 향해 늘씬한 팔등신을 자랑하고 꽃잎 끝에 갈라진 모습과 노랗고 빨간 두 가지 강한 색조의 어울림이 조화롭다. 8개의 꽃잎을 받쳐주는 꽃받침조차 귀를 쫑긋하고 있는 듯 사랑스럽다. 잎은 어찌 보면 코스모스를 닮은 것처럼 친숙한 얼굴이다. 어린 시절 시골집 담장 아래 흔하게 피어있던 이름 모를 꽃 중 하나였던 것 같기도 하고. 현재 다글다글 맺혀 있는 고동색 꽃 봉오리들이 쉬지 않고 꿈틀대고 있다. 

천인국
개화 중인 천인국
천인국

사람과 식물 사이에도 인연이 있는 것 같다. 어쩌다 내게로 와서 꽃을 피웠는가? 풀밭을 꽃밭으로 변신시키려는 나의 노력에 어쩌다 동참하게 되었는가?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저 작은 꽃 봉오리들에게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