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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분홍낮달맞이꽃과 노랑낮달맞이꽃

by seung-garden 2024.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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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달맞이꽃은 달이 뜨는 저녁에 꽃이 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월견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꽃말은 '무언의 사랑', '보이지 않는 사랑'이다. 그러나 낮달맞이꽃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밤에만 피는 달맞이꽃을 낮에도 보고 싶어서 종자 개량한 꽃으로 색깔에 따라 분홍낮달맞이와 노랑낮달맞이가 있다.

 

승정원에는 현재 분홍낮달맞이와 노랑낮달맞이가 활짝 피어있다. 모두 작년 봄에 데려왔으며 무사히 월동하고 올봄에 화려하게 개화하였다. 이 두 종류의 낮달맞이꽃의 공통점은 번식대마왕이라는 것이다. 작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 늘어났다. 또한 토양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양가 없는 돌틈이나 배수가 불량한 땅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뽐낸다. 다른 점은 색깔 이외에 개화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몇 가지 특징들이 있기에 정리해 보았다.

<분홍낮달맞이꽃>

1. 개화시기가 노랑낮달맞이꽃보다 빠르다. 4월 말 개화하여 한 달 반이 지난 지금까지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행여 지치지는 않았을까 염려된다. 꽃을 피우면서 동시에 뿌리로 번식이 왕성하다. 작년에 피었던 씨앗이 원래 장소에서 10미터 이상 떨어진 다른 꽃들의 영역까지 달려가서 보란 듯이 개화하였다. 마치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심지어 잡초더미 속에서도 조용하고 은밀하게 살고 있다.

분홍낮달맞이꽃
곳곳에서 개화하는 분홍낮달맞이꽃
잡초속에서 살고 있는 분홍낮달맞이꽃
접시꽃밭에 출현한 분홍낮달맞이꽃

2. 꽃향기가 매우 향기롭다. 근처를 지날 때마다 굳이 코를 들이대지 않아도 달큼한 꽃향기가 코를 자극하는데 코만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눈도 감기고 온몸의 감각을 웃게 만든다. 그래서 '향달맞이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3. 번식대마왕이다. 작년에 세 포트를 심었는데 지금 10배 이상 식구가 늘었다. 뿌리로 번식은 물론이고 씨앗으로도 번식한다. 혹자는 번식을 감당할 수 없어 정원에서 퇴출한다고 하는데 넓은 승정원을 메우는 데는 딱 맞는 식물이다.

분홍낮달맞이꽃
분홍낮달맞이꽃

<노랑낮달맞이꽃>

1. 최초 개화는 분홍낮달맞이꽃 보다 한 달 여 늦은 6월 첫째 주에 목격되었다. 늦게 개화한 만큼 아주 쨍한 노란색이 나의 기다림을 보상해 준다. 선명하게 나타나는 꽃맥도 매력적이며 시선을 사로잡는 밝은 노란색 덕분에 '황금낮달맞이꽃'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노랑낮달맞이꽃
개화한 노랑낮달맞이꽃
해질무렵 꽃잎을 닫은 노랑낮달맞이꽃

2. 꽃대에서 3-4송이의 꽃이 조신하고 얌전하게 피는데 저녁때가 되면 꽃얼굴을 살짝 닫는다. 향기는 분홍낮달맞이꽃에 비하면 약한 편이다. 

3. 씨앗이 발아하여 개화한 것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작년에 꽃이 지고 나서 뿌리가 왕성하게 뻗어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캐내어 여러 곳에 분산하여 식재하였다. 영역을 침범해도 상관없는 곳에 적당히 나누어 심어 주었는데 기특하게도 대부분 개화하였다.

노랑낮달맞이꽃

두 종류의 낮달맞이꽃을 어떤 수채화 물감으로 채색한들 이런 색감을 연출할 수 있겠나? 작년에는 접하지 못했던 흰색 낮달맞이꽃과 주황 낮달맞이꽃의 모종을 2주 전 구입하여 승정원에 심어 주었다. 내년을 기약할 것이다. 식물의 품종개량은 여느 과학 기술의 발달을 능가할 만큼 전쟁터처럼 치열하다고 하는데 그 사이에 다른 색의 낮달맞이꽃이 탄생했나 보다. 다양한 식물들 덕분에 내년을 준비하는 나의 시간도 앞장서서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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