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서 8월까지 장기간 개화하는 대표적인 여름꽃이다. 속명 echinacea는 그리스어 echinos(거친 털이 있다)에서 유래하는데 이는 꽃의 중심부의 끝이 날카롭고 단단하게 생긴 모양과 연관이 있다. 추위와 건조뿐만 아니라 과습에도 강하여 장마를 지낸 여름 정원에서 확실한 존재감 뽐내며 오랫동안 피어있는 착한 꽃이다.
이 꽃은 작년 봄에 작은 포트묘 10개를 구입하여 승정원에 들였다. 노지월동 잘되고 장기간 개화하고 꽃도 예쁘므로 나의 사랑을 많이 받으며 잘 자라났다. 가을까지 꽃을 보여 주며 미모를 뽐내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승정원에서 월동을 하지 못했다. 봄에 아무리 기다려도 싹은 올라오지 않고 땅을 파고 보니 마른 뿌리만 있는 것이 아닌가? 무슨 일인가? 정말 대실망이었다. 영하 25도까지 견디는 식물인 줄 알았는데~ 오호통재라! 할 수 없이 올봄 새로 데려왔다. 원예 시장은 해마다 종자 개량이 치열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역시나 올해의 에키네시아는 겹에키네시아가 대세를 이루고 있었고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인터넷 구매를 위해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클릭을 할까 말까 저울질하기를 수십 번! 결국 겹으로 다섯 종류를 구매하여 같은 자리에 심어 주었다. 아마도 단일 모종으로는 승정원에서 몸값이 제일 비쌀 것이다. 각 품종의 이름은 슈프림 플라밍고, 바닐라 컵케이크, 마테오 옐로, 슈프림 칸달로프, 체리프르프 등 5종이다. 같은 에키네시아이지만 품종에 따라서 자라는 모양새와 잎의 모양, 키, 개화시기 등이 조금씩 다르다. 이외에 약 7~8여 품종이 더 있는데 점차적으로 데려올 예정이다. 뿌리 활착에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잘 자라서 7월 초에 드디어 꽃을 피웠는데 겹꽃이라서 얼마나 예쁜지!!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가 끊임없이 나온다.
올해 새로 들인 아이들이라 아직은 꽃이 풍성하지 않다. 장마를 겪으며 색도 퇴색되었다. 두 종류는 아직 개화하지 않았다. 꽃이 질 때가 되면 옆으로 펼쳐졌던 잎들이 아래로 말리는데 마치 날개를 접은 새가 수줍은 듯 앉아있는 모습과 같다. 그래서 진 꽃을 보는 것으로도 관상가치가 높다. 지금 내가 바라는 것은 부디 올 겨울을 잘 넘기는 것이다. 멀칭에 좀 더 신경 쓰고 낙엽이불 두툼하게 덮어주면 내 곁을 떠나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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