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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버들마편초(馬鞭草)

by seung-garden 2024.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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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정원에서 빠질 수 없는 효자꽃이다. 잎은 버들잎처럼 생겼으며 꽃은 줄기 끝에서 세 갈래로 나뉘어 피는데 그 모양이 마치 말(馬)의 채찍(鞭)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개화기간이 길고 다른 꽃들과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꽃말은 '당신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이다. 남아메리카 원산지로 마편초과 마편초속에 속하는 식물로 숙근버베나로 불리기도 한다.
 

이 꽃을 승정원에 들인 건 작년 봄이다. 작은 모종 다섯 개를 구입하여 한 곳에 모아 심었는데 6월에 개화하여 늦가을 10월까지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존재감을 뽐내었다. 올해는 모종을 구입하지 않았다. 이름에 '숙근'이 들어가므로 다년생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한온도가 영하 18도 이므로 강원도 승정원에서 뿌리가 월동하지는 못한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같은 자리에서 다시 핀 것으로 보아 자연발아가 잘되는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번식을 위하여 삽목이나 파종은 하지 않아도 된다. 승정원에도 작년에 심었던 같은 자리에서 다시 꽃을 보여주었다. 키는 현재 약 1m 정도까지 컸으며 보라색 작은 꽃송이들이 꽃대 끝에서 오밀조밀 피어 있다. 무엇보다 개화기간이 긴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꽃대가 길지만 바람이 불어도 잘 쓰러지지 않고 오히려 산들산들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병충해에 강하여 키우기 쉽고 손이 많이 안 가서 누구나 키울 수 있는 착한 꽃이다. 이렇게 순둥순둥 자라는 아이를 키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장마가 휩쓸고 간 정원이지만 요즘 꽃을 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게 아니다. 단 하루도, 단 한 시간도 같은 모습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내일은 어떤 꽃이 필까? 기대하게 만들고 그 기대가 궁극적으로 삶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내년에는 주변의 다른 꽃들과도 조화로운 이 아이를 다른 꽃들과 섞어서 키워봐야겠다. 그렇게 하려면 지는 꽃대를 잘라서 원하는 곳에 던져 놓으면 될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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