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고사리 채취부터 식탁까지 하루면 충분하다.

by seung-garden 2024. 5. 13.
반응형

고사리는 생으로 먹으면 위험하다. 2급 발암물질인 프타퀼로사이드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삶아서 말린 다음 보관했다가 다시 삶아서 물에 불리고 물을 갈아주는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식탁 위에 오를 수 있으므로 그 과정이 다소 번거롭다. 하지만 한 번만 삶아서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고사리를 섭취하면 정력에 약하다는 둥 다리에 힘이 빠진다는 둥 여러 가지 속설들이 많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다. 한국의 비빔밥과 육개장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릴 정도로 단백질이 풍부하며 칼슘, 칼륨 등의 무기질과 각종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는 좋은 식재료이다. 올해에는 우리 집 아니씨가 뒷 산에 올라가서 꽤 많은 고사리를 꺾어 왔다. 예부터 고사리 꺾은 자리는 가족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했으니 귀한 식재료인 것은 분명하다. 고사리는 금방 억새지기 때문에 채취할 수 있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꺾어 온 고사리를 씻어서 끓는 물에 소금 한 꼬집 넣어서 굵은 줄기가 말랑해질 때까지 3-4분 정도 데친다.

갓 수확한 고사리
고사리 삷기

삶은 후에 물에 여러 번 행군 후 채반에 널어 한 나절 말린다. 직사광선은 네 시간 정도 말리면 되지만 아파트 베란다에서는 해가 잘 든다고 해고 하루는 말려야 한다. 여기서 키 포인트는 수분감 제로로 완전히 말리지 않는 것이다. 약 70% 정도 말랐을 때 다시 물에 담근다. 일반적인 과정은 수분 없이 100% 말려서 보관했다가 먹을 때 다시 삶고 불리는 과정을 되풀이해야 하므로 매우 번거롭다. 말린 고사리를 육개장에 넣으려면 마트에 가서 사거나 아니면 건조된 고사리가 집에 있는 경우 삷고 불리고, 물을 갈아주고 다시 하루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수분기가 적당히 남아 있을 때 이렇게 다시 물속으로 보내면 금방 보들보들해진다. 물에 담근 후 서너 차례 물을 갈아주고 한 번 먹을 만큼씩 소포장하여 냉동보관 하면 필요할 때 꺼내어 해동하기만 하면 되니까 조리의 접근성이 현저하게 좋아진다. 

고사리 말리기
70% 건조된 고사리
말린 후 다시 물에 담근 고사리
냉동 보관용 고사리

나는 오늘 이 고사리로 된장국을 끓였다. 방법은 여느 된장국과 동일하다. 멸치맛국물을 내고 고사리와 두부를 넣은 후 파와 마늘을 넣으면 끝! 혀 끝에서 전달되는 야들야들하고 쫄깃한 햇고사리의 감촉이 입가에 미소를 안겨준다.

고사리 된장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