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승정원의 봄은 수도권의 봄 보다 한 달 여 늦게 찾아온다. 튤립, 토종앵초, 클레마티스, 델피늄, 스카비오사 솔체, 제라늄, 마가렛, 안개꽃, 남도자리, 아주가, 돌단풍 등이 아직 한창이다.
보름 만에 찾은 승정원은 봄소식을 가득 안은 채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이쁜 꽃들을 주말에만 잠깐 볼 수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주인을 기다리며 묵묵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꽃들이 하도 기특하여 오늘 소개하고 싶다. 작년 가을 노지에 묻어두었던 튤립이 꽃대를 아주 높게 올렸다.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깻묵액비를 듬뿍 뿌려 주었는데 아마도 그 영향인 것 같다. 보랏빛 고혹한 자태에서 귀티가 넘친다. 빨간색은 저물어 가고 보라색은 투 톤으로 아름다움을 뽐낸다. 아이스크림을 닮은 한 송이가 개화하려고 준비 중이다.(품종 이름은 잘 모른다) 지는 꽃은 꽃대를 잘라 주어야 영양분이 구근으로 가서 내년을 기약할 텐데 아까워서 미루고 있는 중이다.
작년에 심었던 토종앵초가 자취도 없이 사라진 줄 알았는데 분홍색 꽃을 피우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가녀린 잎이 추운 겨울을 어찌 보냈을꼬! 기특하기도 하지...4월 초에 거금? 주고 클레마티스 흰색과 보라색을 각각 한 포트씩 사다가 심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고 있다. 넝쿨성 식물이기에 지지대를 타고 올라가도록 해 주었는데 가느다란 줄기에 꽃을 몰고 있는 모습이 아련하다.
정선5일장에 갔는데 카라꽃이 하도 예뻐 주저 없이 새 포트를 데려왔다. 작년에 카라구근이 있었는데 그만 관리를 잘못하여 얼어버렸기 때문에 다시 데려 온 것이다. 노랑이와 분홍, 찐분홍이가 조화롭다. 올해는 구근 관리를 잘해서 얘네들과 오래도록 함께하리라. 이밖에도 스카비오사 솔체꽃, 제라늄, 마가렛, 델피늄, 안개꽃 등이 다채롭게 피어 나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감사하다.
이외에도 남도자리, 아주가, 사계패랭이, 철포나리, 원추리, 고광나무가 현재 꽃봉오리를 머금고 있다. 다음이 기대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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