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루피너스-자연발아 성공!

by seung-garden 2024. 5. 14.
반응형

루피너스 또는 루핀이라고 불리는 이 꽃은 7-9 갈래의 잎이 나오고 나서 가운데 꽃대가 우뚝 솟아 층층이 꽃을 피우는 식물로서 다양한 색감을 갖고 있다. 노지월동이 안 되는 1년생으로 생육온도는 15도 이상 30도 이하이다.

 

루피너스를 처음 만난 건 작년 6월 홋카이도에 갔을 때이다. 한적한 시골집 마당에 다양한 색감으로 무리 지어 피어 있는 것이 어찌나 예쁜지 한참 동안 눈길을 빼앗기고 말았다. 홋카이도는 추운 지방인데 어떻게 저렇게 예쁘게 피었을까? 노지월동을 하는 것일까? 아니면 주인이 매년 씨앗을 뿌리는 것일까? 스스로 씨가 떨어져 발아한 것일까?

2023년 6월 홋카이도의 시골집 마당에 핀 루피너스
홋카이도 길가에 핀 루피너스

가드닝을 시작한 첫 해이므로 한창 꽃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시기인지라 귀국하자마자 화원으로 달려갔고 드디어 세 포트의 루피너스를 구입하였다. 우뚝 솟은 꽃들이 지면 어찌하나 하는 마음으로 주말까지 베란다 창틀에서 고이 모신 후 승정원의 노지에 옮겨 심어 주었다.

2023년 구입한 루피너스

꽃이 피어있는 상태에서는 가능하면 옮기지 말아야 한다. 뿌리가 흔들리고 새로운 토양에 적응하느라 몸살을 앓기 때문이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매한가지인 듯싶다. 정원의 노지에 심어 놓고는 흐지부지 꽃은 지고야 말았고 가드닝 초보인지라 씨앗을 채종 하는 일조차 모르고 시간이 흘렀다. 아!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꽃밭의 잡초를 뽑다가 루피너스 새싹을 발견하고 말았다. 신이시여 감사하고 또 감사하나이다. 덮어놓은 낙엽더미 속에서 제법 자랐다. 이렇게 크도록 몰라보다니....나 스스로를 자책했다. 이후 연이어 아주 작은 새싹들 2개도 내 시야에 들어왔다.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강원도의 겨울을 어떻게 보내고 이렇게 싹을 올렸을까?

2024년 5월 자연발아에 성공한 루피너스 새싹
자연발아한 루피너스
자연 발아한 루피너스

스스로 발아해서 선물처럼 내게로 온 루피너스야!

무슨 색의 꽃으로 피어날 거니?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을 테지만

그 어떤 시련이 와도

이제부터는 내가 너를 책임지고 지켜줄 테니 튼튼하게 자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