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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매발톱-돌연변이인가 바람둥이인가

by seung-garden 202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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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은 미나리아재비과의 쌍떡잎식물로 아래를 향해서 핀 꽃의 꽃뿔이 위로 뻗은 모습이 마치 매의 발톱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키는 50-100cm까지 자라며 6-7월에 개화하는 여러해살이 꽃이다.

 

매의 발톱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꽃의 이름이 독특하고 재미있다. 매발톱은 꽃의 모양이나 색깔에 따라서 장미매발톱, 하늘매발톱, 노란매발톱, 보라매발톱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런데 가드너들 사이에서는 바람둥이꽃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한 꽃 내에서 수술이 암술에 비해 먼저 발달하여 한 꽃끼리 자가수분을 방지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2002년과 2003년 일본 아오모리의 도호쿠대학에서 실험한 바에 따르면 먼저 피는 꽃이 나중에 피는 꽃 보다 수술이 성숙한 개화기가 더 길고 여기에서 생산된 꽃가루의 양이 더 많아서 수꽃으로 기능하는 시간의 길이에 따라 종자생산량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네이버 지식백과) 결국 수술의 영향력이 커서 생식성장을 잘한다는 그런 얘기인 것 같긴 한데 그런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나 역시 놀라운 현상을 눈으로 목격하였다.

노지월동이 잘 된다는 이유로 2023년 봄에 장미매말톱 두 포트와 보라색, 빨간색 각 한 포트씩을 승정원에 심었는데 꽃구경을 얼마 하지도 못하고 계절이 바뀌는 바람에, 또 핑계이긴 하지만 나날이 무성해지는 잡초 탓에 그만 얼마 안 가서 잊히고 말았다. 

2023년 봄에 구입한 매발톱

그런데 올봄에 꽃밭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발톱 새싹을 발견하였다. 오호! 유레카! 

네 포트가 모두 월동하지 못하고 겨우 한 포트만 생존신고를 했지만 그 반가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리고 2주 후에 다시 승정원을 찾았을 때 핀 꽃을 확인하고는 적잖이 놀랐다. 유일하게 생존한 매발톱의 색은 내가 심은 적이 없는 노란색이었기 때문이다. 네가 왜 거기서 나와?  아하! 이래서 바람둥이꽃이라고 하는구나! ㅎ

노란매발톱1
노란매발톱2

노란 매발톱의 꽃말은 '우둔'이라고 하는데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매의 발톱이 어떻게 이렇게 이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연노랑과 진노랑, 꽃잎과 꽃받침의 조화가 정말로 곱지 않은가? 입의 모양도 예쁘다. 그냥 다 이쁘다! 바람을 피웠든, 돌연변이이든 중요하지 않다. 추위를 견디고 자연의 시간에 순응하여 피어난 것으로 충분하다. 내겐 큰 선물이다. 올 겨울에는 특별히 신경 써서 잘 월동시켜 봐야겠다. 내년에는 무슨 색을 보여줄지 기대 가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