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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샤스타데이지 대기만성이다.

by seung-garden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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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스타데이지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키가 50-60cm 정도 자라는 숙근성 다년초이다. 원산지는 유럽과 아시아, 북아메리카, 아프리카에 분포한다. 잎의 길이는 5-7cm로 좁고 꽃은 줄기 끝에 한 송이씩 피며 6-7월에 개화한다. 전 세계적으로 100-200여 종이 되며 한국에는 17종이 난다. 꽃말은 '인사를 먼저 한다', '순진', '평화'이다.
 
작년 봄 가드닝을 시작하기 전 먼저 유튜브로 식물공부를 했었다. 약 100여 평 되는 꽃밭에 무엇을 심으면 빨리 번식하여 정원을 다 채울까? 또 무엇을 심으면 오랫동안 꽃을 볼 수 있을까? 그때 기본원칙을 노지월동 다년생으로 세웠다. 여러 유투버들이 추천하는 꽃 중에서 노지월동 다년생초인 샤스타데이지를 알게 되었고 주저 없이 10 포트를 데려다 심었다. 그러나 작은 포트를 심었는데 몸집만 커지고 도대체 꽃은 피우지 않는 것이 못내 실망스러웠다. 몸집이 눈에 띄게 커지는 것이 부담스러워 여기저기 외곽으로 옮겨 심었고 심지어 정원 밖 잡초더미 속으로 던져놓은 아이도 있었다. 
1년 후인 올봄에 그들은 잡초더미 속에서도 여전히 몸을 키우고 있었으며 주인한테 천대받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란프라이 모양의 예쁜 꽃을 피워주었다. 포기 나누기 하여 가냘픈 몸인데도 불구하고 일제히 꽃을 피워주었다. 이렇게 감사할 때가 있을까? 얼른 서둘러 반성했다. 때가 안되어 꽃을 피우지 않았던 것인데...아이한테 출산을 강요한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공부는 했지만 여전히 무지한 가드너였다. 나란 사람은....

샤스타데이지1
샤스타데이지2
무리지어 피어있는 샤스타데이지
샤스타데이지3

위로 쭉 뻗어 자라며 존재감을 보이는 모습이 씩씩하다. 선물처럼 내게로 와 나로 하여금 봄의 진귀함을 느끼게 해 준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고 누가 말했던가? 참 지당하신 말씀이다. 가끔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누운 아이들에게는 지지대를 해 주었다. 그렇게라도 나의 과오를 보상하려는 듯...

샤스타데이지4
샤스타데이지5
샤스타데이지6

꽃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난다. 나의 천대를 배신하지 않고 찾아와 준 꽃 샤스타데이지!
어떤 처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뚜벅뚜벅 걸어가는 모습에서 나는 또 우직함을 배운다. 때가 올 때까지 묵묵히 기다리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