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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비올라의 45일 기록

by seung-garden 2024.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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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제비꽃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비올라는 저온에서 잘 자란다. 자연발아한 보라색 비올라를 승정원에서 발견한 게 지난 4월 6일이었는데 45일이 흐른 후 당시 한 송이였던 꽃이 현재 10송이로 늘어났다.

 

강원도 승정원의 봄은 님부지방에 비해서 대략 한 달 정도 늦게 찾아온다. 올해는 이상기온 현상이 심각해서인지 몰라도 5월 중순인 요즘 밤 최저기온은 10도 정도밖에 안 되는 날도 있다. 작년에 비올라 모종을 사다가 심은 기억이 없는데 올 4월 6일 꽃밭 한편에서 노란색 비올라 한 송이가 눈에 띄었다. 와우! 눈을 비비고 다시 보았다. 낙엽더미 속에서 한 송이가 여린 몸으로 추위를 견디며 피어올랐다. 노란색과 밤색이 섞인 모양이 귀엽다. 그리고 일주일 후 두 개의 보라색 비올라가 초라한 모습으로 땅에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4월6일 노랸색 비올라
4월13일 보라색 비올라

승정원은 땅이 척박하여 일 년생 화초들이 다음 해에 자연발아하기가 쉽지 않다. 거름기 없는 척박한 땅의 잡초 속에서 작은 씨앗이 싹을 틔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란색 비올라는 다행히 낙엽이불 덮어서 싹을 틔운 것 같다. 올해는 비올라 모종을 심을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이 아이들도 여간 반가운 게 아니다. 그저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물과 액비를 주는 일뿐이다. 그로부터 약 25일이 흐른 4월 30일의 비올라는 한 송이에서 다섯 송이로 늘어났다.

4월30일 노란색 비올라

그 후 다시 이십여 일이 지나고 보니 노란색 비올라는 10송이의 꽃으로 성장하였다.

5월22일 노랸색 비올라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참 맞는 말이다. 보라색 비올라는 자세히 보니 색의 조합이 다르다. 진보라와 연보라의 조합, 보라와 노란색의 조화가 그냥 보라색이라고 단정 지어 부르면 안 될 거 같다.

보라색 비올라
보라와 노란색이 조화로운 비올라
10송이로 늘어난 비올라

나는 내년에도 비올라 씨앗을 새롭게 파종하거나 모종을 사다가 심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 아이들이 잘 발아하여 생명의 경이로움을 다시 보여줄지 지켜볼 것이다. 대대손손 비올라 가족이 족보를 잘 써나가도록 격려하고 응원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