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땅심이란 농작물을 길러 낼 수 있는 땅의 힘을 말한다. 텃밭의 작물이나 꽃밭의 꽃들을 키우는 주체는 무엇인가? 태양? 물? 땅? 농부의 노동력? 노노노! 모두 정답이 아니다. 가장 정확한 정답은 토양 속에서 유기물을 분해하는 미생물이다. 이 미생물이 작물이나 꽃을 키우게 하기 위해서 태양, 물, 땅,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아무리 땅 속에 비료를 퍼부어도 미생물의 작용이 없으면 작물을 건강하게 키워낼 수 없다.
2024.08.08 -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 장미 봉선화(鳳仙花)
지난 8월 초에 화분에서 키우던 장미 봉선화를 정원 여기저기에 옮겨 심었다. 화분에서 비슷하게 자란 어린 모종을 농막 초입 길가 옆에 세 포트를 옮겨 심고 꽃밭 한 모퉁이에도 두 포트를 옮겨 심었는데 한 달 여 시간이 흐른 지금의 모습은 하늘과 땅 차이다.
땅은 정직하다. 두 곳에 나누어 심은 장미봉선화는 화분이 아닌 노지에 심었기에 특별한 물관리를 하지 않았으며 식재 후 퇴비나 거름을 따로 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꽃송이의 숫자만 보면 수십 배의 차이가 난다. 길가 옆에 심은 장미봉선화의 꽃송이의 개수는 초라한 반면에 꽃밭에 심은 장미봉선화의 꽃송이는 족히 열 배 이상 차이가 난다. 왜일까? 승정원 꽃밭에는 밭을 만들기 전에 퇴비와 유박 등을 넣어주어 미생물이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땅속의 토양미생물이 일을 열심히 한다는 것은 작물을 키우기 좋은 환경이 준비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흙은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흙 1g 당 미생물이 최소한 2억 마리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흙이 떼알구조(흙의 공극이 60% 이상되는 흙)가 되어 흙 내부에 물이 저장되고 공기가 유지되어 작물이 잘 자라게 된다. 이런 흙의 구조를 만들기란 쉽지 않다.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승정원 땅은 그다지 비옥하지 않다. 돌도 많고 경사진 땅이라 영농불리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땅의 공극이 적어서 딱딱하고 건조하다. 그런 땅에서 텃밭을 가꾸고 꽃을 키우고 있으니 어쩌면 매일매일 기적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농사에 적합하지 않은 땅이지만 비옥한 땅으로 만들기 위해서, 또 유기농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현재진행형, 미래진행형이 될 것이다.
'라이프 > 가드닝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벌개미취 (1) | 2024.09.10 |
---|---|
금꿩의 다리 (3) | 2024.09.07 |
분홍낮달맞이 2차 개화하다 (7) | 2024.09.01 |
철포백합 성장과정 (8) | 2024.09.01 |
화려한 날은 갔지만~ (5) | 2024.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