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안개꽃은 이름만 들어도 내한성이 아주 강할 것 같지 않은가? 사실이다. 꽃다발을 만들 때 다른 꽃들이 돋보이도록 조연의 역할을 잘 해내는 안개꽃이지만 승정원에서 오늘만큼은 당당히 주연이다.

작년 봄에 10cm 포트묘 두 개를 구입하여 심었다. 성질 급한 탓에 씨앗 파종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기에 모종으로 구입하여 노지에 심었는데 영하 20도 이상의 강원도 산골 추위를 거뜬하게 이겨내고 1년 만에 약 10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작년에도 꽃이 피기는 하였으나 존재감은 없었다. 봄에는 꽃을 인색하게 보여주었고 가을에는 아예 보여주지 않았다. 봄과 가을에 두 차례 개화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바로 옆자리에 1년생인 여우꼬리 맨드라미를 심어 가을 내내 꽃감상을 했었는데 같은 자리에서 이렇듯 연분홍색 작은 꽃송이들이 무리 지어 피어나다니! 가을에는 어디 갔던 거야? 단풍놀이 다녀온 거야? 숙근이므로 그냥 땅 속에서 움츠리고 있었던 거야? 바람에 잔잔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키는 약 30~40cm로 작지만 몸집은 나의 두 팔을 다 벌려도 품 안으로 들어오지 않을 만큼 놀라운 성장을 하였다.





흰색인 듯 아닌 듯~ 분홍인 듯 아닌 듯~ 색의 배색이 오묘하다. 땅바닥을 기어가며 자라는 모습을 보니 아마도 아래로 늘어지며 자라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 꽃이 지고 나서 분주(分株)하여 비탈진 경사면의 돌틈에 심어준다면 내년에 더 싱그러운 모습으로 만날 수 있겠지~

한 줄기 꺾어서 샤스타데이지와 배추꽃과 함께 꽂아 보았다.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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