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지상부의 모양을 보면 보이지 않는 땅속의 뿌리모양이나 상태를 대강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식물은 어디에서 자라는지에 따라서 성장에 큰 차이를 보여주기도 한다. 삼색조팝나무와 호랑이강낭콩을 각각 다른 환경에서 길러 본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작년 이맘때 삼색조팝나무 품종 골드프레임 10cm 포트묘목 4개 묶음을 9,900원 주고 구입하여 두 개는 노지에 심어주고 두 개는 화분에 심었다. 따로 심어준 이유는 특별히 생각이 나지 않는데 아마도 누가 누가 더 잘 자라나 호기심이 발동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나무는 노지월동하는 다년초로 낙엽관목이다. 조팝나무는 삼색조팝을 비롯하여 황금조팝, 장미조팝, 공조팝, 은행잎조팝 등 다양한 품종이 있다. 모두 하얀 꽃을 피우는데 반하여 삼색조팝나무만 유독 분홍색 꽃을 피운다. 요즘 승정원에서는 삼색조팝나무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노지에 심은 녀석은 화분에 심은 아이보다 몸집이 족히 5배는 더 성장하였다.
화분에서 자란 아이는 나뭇잎과 꽃의 색도 시원찮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자라는 환경이 중요한 것은 똑같구나라고 생각했다. 1년 만에 이렇게 성장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보고 모른 척할 수는 없다. 그래서 화분에 있는 아이를 노지에 다시 심기로 결정! 아니씨가 삽으로 구덩이를 파줘서 수월하게 옮길 수 있었다. 잘 자라거라~ 잘 자라거라~
호랑이강낭콩은 지난 4월 13일 하우스 노지에 씨앗으로 직파하였는데 자리가 마땅치 않아 빈 화분에 씨앗 한 두 개를 파종하였다. 모두 발아에 성공하여 잘 자라고 있는데 화분에서 발아한 아이의 성장세는 어느 순간 거의 멈춘 듯하다. 땅에서 자라는 아이와 잎의 크기와 키를 비교해 보면 거의 3-4배는 차이가 난다.
하우스의 좁은 집에 합식 하기도 애매하여 노지로 데리고 나갔다. 화분에서 꺼내고 보니 뿌리가 돌고 돌아 더 이상 갈 데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아뿔싸! 이런 상황이니 더 크고 싶어도 클 수가 없었던 것을. 이런 아이를 가두어 두고 키웠으니 ~ㅉ
마침 밖의 노지에 오이모종 하나가 저 세상 가는 바람에 자리가 하나 비었기에 그 자리에 심어주었다. 넝쿨을 타고 올라갈 지지대도 이미 설치되어 있으니 오이네 집에 몇 달간 임대하여 살면 된다.
갈 곳 없어 방황하던 삼색조팝나무와 호랑이강낭콩에게 제자리를 찾아주었다. 드넓은 대지에서 깊고 넓게 뿌리를 내리고 마음껏 자랄 것이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모그룹 회장이 했던 말이 생각난다. 그렇지 세상은 참으로 넓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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