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포도송이 닮은 무스카리

by seung-garden 2025. 4. 22.
반응형

백합과의 구근식물로 영명은 그레이프 히야신스(grape hyacinth)이며 학명은 무스카리 아르메니아쿰(muscari armeniacum)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히아신스의 근연종이다. muscari는 그리스어 'moschos(사향냄새가 나는)'로 본 속의 식물 가운데 사향 냄새가 나는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구근은 작은 구형이며 2~3cm의 작은 것에서부터 10cm 정도 되는 대형종도 있다. 잎은 부추처럼 생겼고 4~5개가 나와 아래로 늘어진다. 꽃대 끝에 남보라색의 꽃이 단지 모양으로 수십 개가 총상꽃차례(중심축에 꽃대가 있고 무리 지어 피는 하나하나의 꽃이 짧은 꽃자루에 달려있고 모든 꽃자루는 길이가 거의 같다. 유채, 냉이 등이 이에 속한다. 포도송이처럼 피는 꽃을 말한다.)로 핀다. 햇볕이 잘 드는 5~15도의 온도에서 잘 자라며 꽃은 4~6월에 핀다. 그리스에서는 봄에 거둔 이 구근을 그냥 먹거나 쓴 맛을 없애기 위해서 삶아 먹기도 하고 양파와 비슷한 성분을 갖고 있어서 식초에 절여서 먹기도 한다고 한다.

 

승정원에 이 아이가 온 것은 2023년 가을이다. 가을에 심는 추식구근이므로 2023년 가을에 아주 작은 구근 10여 개를 사다가 심었은데 이듬해인 작년 2024년 4월 꽃을 피웠다. 무스카리 꽃을 보고 환호성을 질렀던 기억이 있다. 아래는 진하고 위로 갈수록 색이 연해지는 그 코발트색의 오묘함에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2024년 봄 무스카리 꽃

그 이후 1년 만에 식구를 두 배로 늘려 다시 내 앞에 왔다. 이렇게 기쁠 수가! 이 보다 더 남는 장사는 없다 싶은 생각이 든다.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지 않은가? 번식하여 다시 나타난 무스카리 꽃을 보고 이번에는 환호성을 넘어 비명을 지르기까지 했다. 생명의 신비함이여! 경이롭지 아니한가?

그레이프 히야신스라는 이름에 걸맞게 작고 보랏빛 꽃송이가 촘촘하게 붙어 있어 마치 포도송이를 연상하게 된다. 노지에 심었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는 하지 않았다. 때맞추어 내리는 빗물과 햇빛을 양분으로 삼아 저절로 컸으니 가성비는 갑이며 효자 중에 효자다. 아니 효녀인가? ㅎ 다만 아쉬운 것은 꽃말이 '실망', '실의'라는 것인데 어떻게 이 꽃을 보고 실망할 수 있단 말인가? 아마도 꽃이 빨리 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아니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이 꽃을 보고 희망을 찾으라'는 뜻일까? 꽃이 시든다는 것은 내년에 필 꽃을 준비하는 것이므로 새로운 기대를 품에 안으라는 것일까? 나 역시 새로운 기대를 품었다. 새로운 내년을 기대하는 맘으로 흰색과 분홍색 무스카리 구근 15개를 묻어 두었다. 내년에 나를 찾아오리라는 기대를 가득 품고서~~ 벌써부터 내년이 기대된다.

'라이프 > 가드닝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종튤립(Tulipa species)  (1) 2025.05.06
수선화(Daffodil)  (0) 2025.04.22
냉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0) 2025.04.14
데모루  (0) 2025.04.13
타이어 재활용 화분 만들기  (0) 202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