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라기(Heliopsis helianthoides)는 일명 '애기 해바라기'로 불리기도 한다. 꽃의 모양은 해바라기와 비슷하지만 해바라기의 꽃얼굴이 옆으로 기울어지는 것과 달리 하늘바라기는 하늘을 향하여 꽃이 피기 때문에 이름 지어졌다. 키가 50cm에서 100cm까지 자라는 숙근성 다년초로 대표적인 여름꽃이지만 영하 39도까지 견딜 정도로 내한성을 자랑하는 꽃이기도 하다.
승정원에 이 꽃을 들인 건 지난 6월 중순 튤립 구근을 캔 자리의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서였다. 두 종류의 작은 모종을 각 3개씩 심었는데 뿌리 활착도 잘하고 자라는 모양이 강건하였다. 모종 정식 후 약 40여 일이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첫 꽃을 보여주었다.
구입 당시 어떤 품종인지는 몰랐다. 하늘바라기는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품종이 세 가지인데 각각 블리딩하트, 버닝하트, 프리마 발레리나이다. 꽃을 보건대 승정원에 들어온 품종은 버닝하트와 프리마 발레리나의 두 종류이다. 버닝하트는 가운데가 아주 쨍하고 짙은 빨간색이며 주변으로 갈수록 강렬한 노란색을 띠는데 이름에 걸맞게 '타는 가슴', '불타는 심장'이 연상된다. 다른 하나는 순수한 노란색을 보이는 프리마 발레리나이다. 마치 발레리나가 서 있는 듯 순수한 노란색이 참 담백하다. 사람도 견디기 힘든 폭염 속에서 지치지 않고 매일 새로운 꽃을 피운다. 꽃이 드문 정원에서 착한 효자식물이다.
정원일이라는 게 어찌 보면 꽃들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진 꽃들을 잘라주고 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물론 잡초를 뽑아서 꽃으로 가는 영양분을 지켜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작은 모종일 때 얼마큼 클지 몰라서 간격을 가깝게 심었다가 그들이 자란 후 자리다툼이 생기면 다른 곳으로 옮겨 주는 것이 정원 일의 절반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케도 이 꽃은 처음부터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다. 키가 커서 정원 중앙이 잘 어울린다. 무리 지어 개화하니 존재감도 만만치 않다. 장마를 이겨내서 기특한데 현재 20일 연속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는 살인적인 폭염을 잘 견디고 있다. 10월까지 개화한다고 해서 더욱 기대가 된다. 더운 계절에 꼭 필요한 꽃이다. 꽃을 보고 있노라니 자꾸만 입꼬리가 올라간다.
'라이프 > 가드닝 텃밭농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작두콩 첫 수확 (1) | 2024.08.22 |
---|---|
꽃범의 꼬리 (1) | 2024.08.21 |
숙근 코스모스 문빔 (0) | 2024.08.08 |
장미 봉선화(鳳仙花) (0) | 2024.08.08 |
복수박 파종 110일 째 수확 (1) | 2024.08.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