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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꽃범의 꼬리

by seung-garden 202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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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떡잎식물 통화식물목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피소스테기아라고 부르기도 하며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다. 꽃은 7~9월에 피는데 총상꽃차례(꽃줄기는 길게 자라고 고른 간격으로 꽃눈이 만들어지며 중심축에 꽃대가 있고 하나하나의 꽃이 짧은 꽃자루에 달려 피어나는 모양)로 달린다. 키는 60~120cm까지 자란다. 
 
나상기 시인의 "꽃범의 꼬리"
 
연분홍빛 고운 입술 꽃잎에 모아
꽃범의 꼬리 가을꽃
서늘해진 바람 사이로
푸른 하늘에 읊조린다
풀잎 속에 숨어우는
풀벌레들의 합창
울어대는 매미의 여름 이별가를 들으며
꽃범의 꼬리 가을꽃
가을이 오는 소리 엿듣고
익어가는 가을 곁으로
살며시 찾아오는 먼 손님
마중 나갈 채비를 한다
꽃범의 꼬리 가을꽃
고운 연분홍 입술 열고
온 마음 정성껏 하늘에 읍소한다
이 가을이 풍성하기를
이 가을에 눈물이 없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가을꽃 핀다.
 
승정원에 이 꽃을 들인 건 작년 가을이다. 세 포트의 어린 모종을 데려다 심었는데 작년에 꽃을 보지 못하고 월동한 까닭에 이 아이의 성질을 파악하지 못하여 감히 순 지르기를 하지 못하고 지켜보기만 하였는데 다행히 키가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 7월 26일 꽃대가 형성된 것을 처음으로 발견했으며 8월 3일 첫 꽃이 개화하였다. 여름꽃의 특성상 가뭄에 약하다고 하는데 노지에 심었기 때문에 특별한 물관리는 하지 않았다. 

2024년 7월 26일 꽃대 형성한 모습
2024년 8월 3일 첫 개화

이 꽃의 모양은 흥미롭게도 동시에 꽃이 피지 않고 꽃대의 아래에서부터 피기 시작하여 순차적으로 위쪽으로 피어 올라가는 특이한 현상을 보인다. 또한 달콤한 향을 가지고 있어서 승정원에 꽃과 나비가 끊이지 않게 하는 존재감 있는 꽃이다. 꽃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호랑이가 크게 입을 벌린 듯한 모양이며 꽃대는 기다란 범의 꼬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호랑이의 이름처럼 무섭거나 위엄이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화사한 분홍빛이 오히려 달콤한 입맞춤을 하고 싶게 만든다. 여름철 뜨거운 태양 아래서 분홍빛을 뽐내는 이 꽃의 꽃말은 '청춘', '젊은 날의 회상'이다.

꽃범의 꼬리 꽃대
2024년 8월 17일 꽃범의 꼬리
2024년 8월 17일 꽃범의 꼬리 군락

작년에 새 포트를 데려다 심었는데 월동하고 난 후 10배 이상 불어났으니 번식의 속도가 만만치 않다. 정원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고 있어서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 사람의 마음이 얼마나 간사한지~ 꽃이 만개하여 매우 기분이 좋지만 필요 이상으로 번식하여 다른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면 그건 또 싫으니 참! 그래도 군락을 이루어 피어나니 참 예쁘다. 바람에 한들한들 흔들리는 모양도 참 예쁘다. 늦가을까지 핀다고 하니 더욱 사랑스럽다. 잡초를 막아주어 아주 고맙다.
중국 사람들은 꽃이 핀 모습을 용의 머리로 보아 이 꽃을 가용두화(假龍頭花)라고 부른다. 똑같은 꽃인데 나라마다 보는 관점도 해석하는 방식도 참 다르다. 호랑이면 어떤가 또 용이면 어떤가? 이렇게 아름다운 꽃이 내 곁에 살면서 현재의 내 삶에 즐거움을 선사하고 다가 올 미래의 삶에 또 다른 기대를 품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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