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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95

바위솔꽃 이른 봄부터 자구들을 생산하며 식구를 늘리던 바위솔에 꽃이 피었다. 노지의 바위솔에서 꽃대 한 개, 화분의 바위솔에서도 꽃대 한 개가 올라와 서로 사이좋게 피었다. 조롱조롱 아기 자구를 낳은 것도 기특한데 꽃까지 피어 주었다. 몸집이 큰 것도 아닌데 꽃을 피웠다. 그런데 이 바위솔꽃은 영 반갑지가 않다. 여러해살이 식물이지만 꽃이 피고 씨앗이 맺히면 모체는 죽기 때문이다. 꽃자루도 없이 꽃받침잎과 한 개의 화포로 되어 있으며 10개의 수술과 5개의 암술로 구성되어 있다. 바위솔의 이름에 걸맞게 살라고 노지의 바위틈에 심어 준 아이들이 있는데 잡초가 끊임없이 괴롭히고 있다. 미처 나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욱 오호통재라! 자구를 낳고 꽃을 피우고 순리대로 생을 마감하는 바위솔꽃이여! 안녕! 2024. 6. 18.
알프스안개꽃 만개하다 알프스 안개꽃은 이름만 들어도 내한성이 아주 강할 것 같지 않은가? 사실이다. 꽃다발을 만들 때 다른 꽃들이 돋보이도록 조연의 역할을 잘 해내는 안개꽃이지만 승정원에서 오늘만큼은 당당히 주연이다. 작년 봄에 10cm 포트묘 두 개를 구입하여 심었다. 성질 급한 탓에 씨앗 파종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기에 모종으로 구입하여 노지에 심었는데 영하 20도 이상의 강원도 산골 추위를 거뜬하게 이겨내고 1년 만에 약 10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작년에도 꽃이 피기는 하였으나 존재감은 없었다. 봄에는 꽃을 인색하게 보여주었고 가을에는 아예 보여주지 않았다. 봄과 가을에 두 차례 개화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말이다. 바로 옆자리에 1년생인 여우꼬리 맨드라미를 심어 가을 내내 꽃감상을 했었는데 같은 자리에서 이렇듯 연분홍색 .. 2024. 6. 18.
모나르다가 떼창을 부른다. '모나르다' 또는 '베르가못'이라고 부르는 이 꽃은 다년생 야생화이면서 식용 가능한 허브 식물이다. 높이 50-90cm 정도 자라는 숙근성 다년초로 개화기는 6월~9월이며 꽃에서 향기가 난다. 이 꽃은 작년 가을에 10cm 포트묘 10개를 데려온 것으로 인연을 맺었다. 단순히 노지월동 다년생에 초점을 맞추던 왕초보 시기였으므로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승정원에 들였는데 아쉽게도 꽃은 보지 못하고 겨울을 맞았다. 올봄 어느 가드너의 유튜브를 시청하던 중에 이 꽃이 몇 년 지나면 정원에서 퇴출 1호가 될 정도로 무섭게 번진다는 말을 듣고 살짝 걱정하긴 했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지켜보는 중이었다. 키가 쑥쑥 크는 것을 보고 잘라주어야 하나? 그대로 키워야 하나? 애는 왜 이렇게 키가 큰가? 긴가민가 했지만 잘라주.. 2024. 6. 17.
튤립의 일생 작년 11월에 땅에 묻어 두었던 튤립의 구근을 수확하였다. 추운 겨울을 땅 속에서 보내고 봄에 꽃을 올려 그 화려함으로 마음 설레게 했고 장마가 시작되는 6월에 생을 마감하는 8개월 간의 여정을 정리하였다. 튤립은 외떡잎식물 백합목 백합과의 구근초로 남동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다. 내한성 구근초로 가을에 심으며 원줄기는 곧게 서고 갈라지지 않으며 잎은 밑에서부터 계속 어긋나고 밑부분은 원줄기를 감싼다.승정원의 튤립은 2023년 봄에 수확한 구근을 같은 해 11월 땅에 얼기 전 11월 마지막 주에 심었다.  강원도의 매서운 추위를 잘 이겨내라고 왕겨이불을 곱게 덮어주었고 이듬해인 올 3월에 어린싹들이 봄소식을 제일 먼저 전해주었다.언 땅에서 하루가 다르게 꼬물꼬물 올라오는 새싹의 모습은 희망과 설렘 .. 202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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