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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가드닝 텃밭농사

두릅 꽃이 피었습니다

by seung-garden 2024.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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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나무는 한국, 일본, 중국에 분포하는 낙엽활엽 관목으로 산기슭이나 골짜기에서 자란다. 이름의 유래는 조기 등의 물고기를 짚으로 10마리씩 두 줄로 엮은 것을 두름이라고 하는데 유일하게 나물을 조기나 굴비 엮듯이 엮어서 판매하기 때문에 붙여졌다고 한다. 지리산 지역에서는 현재도 많은 나물 중 유일하게 두릅나물만 짚으로 엮어서 판매한다고 하는데 언젠가 정선5일장에서도 본 기억이 있는 듯하다. 땅두릅은 4~5월에 돋아나는 새순을 땅을 파서 잘라낸 것을 말하고 나무두릅은 나무에 달리는 새순을 말하는데 보통 참두릅이라고 부른다.

 

승정원에는 올봄에 남편이 사다가 심은 두릅나무가 약 60여 그루가 된다. 초보 농부가 키우기 쉽고 병충해가 적어 큰 신경을 쓸 필요가 없는 수종이라는 주변의 권유로 심은 것이다. 올해 처음 심은 나무라서 수확은 그렇게 많지 않았지만 이른 초봄에 어린 순을 따서 가족들의 입이 꽤 즐거웠었다. 흔히 봄나물의 제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두릅은 쌉싸름한 맛과 아삭아삭한 식감으로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고급 식재료이지만 사계절동안 호사를 누릴 수는 없고 봄에 잠깐 왔다가 사라지는 귀한 채소이다. 그런데 이런 두릅나무에서 꽃이 피었다. 생전 처음 본 광경이다.

잎은 타원상 난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밑은 둥근 모양이다. 잎의 길이는 5~12cm, 너비 2~7cm로 큰 톱니가 있고 앞면은 녹색이며 뒷면은 회색이다. 꽃은 흰색이고 양성이거나 수꽃이 섞여 있으며 지름 3mm 정도이다. 꽃잎, 수술, 암술대는 모두 5개이며 씨방은 아래에 위치해 있다. 열매는 둥글고 검은색이다.

가만히 살펴보면 꽃이 핀 나무가 있고 그렇지 않은 나무가 있다. 아마도 나무에 암, 수가 있는 것일까? 마치 우산처럼 생긴 하얀 꽃이 핀 나무가 있는가 하면 자줏빛 꽃이 핀 나무도 있다. 심지어 한 그루의 나무에 흰꽃과 자주꽃이 같이 핀 나무도 있다. 품종에 따라 다른 것인지 아니면 꽃의 색이 변하고 있는 중인지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흰색의 꽃이 자주색으로 바뀌면서 검은색 열매가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봄에 어린 순을 내보내기 위해 이 가을 두릅이 안간힘을 쓰며 꽃을 피우고 열매를 키우고 있다. 다른 여느 식물과 마찬가지로 번식을 위한 몸부림이 전해진다. 벌써부터 봄이 기다려진다.